하랄의 일상사

청포도

2018. 1. 22. 13:41 : 短想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중학교때 어렵사리 외웠던 이육사의 '청포도'라는 시때문은 아닐테지만..
나는 그렇게나 청포도를 좋아라한다.

야채가게들렀다가 진열된 청포도를 보고설랑은 자석에 이끌리듯 한송이를 냉큼 집어올리고서야말았다...

그리고 33도의 바람한점없던 오늘날씨에~
푸르른
먹음직한
탱글탱글한 한알한알을 뜯어서
입안에 밀어넣어줬다.

상큼함이 온몸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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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

반지

2018. 1. 21. 09:47 : 短想

어제 오전, 두 노인네가 한참을 반지와 실갱이하다가 다시 돌아보고 오겠노라며
세시간여후쯤 다시 나타났다.

족히 80가까이쯤되어보였을 세월이 꽉 차다못해 넘실대던..
그러고도 또 한참을 이것저것 껴보기를 무한반복.....

'Are you happy with this?'

오전에 그들을 서브할땐 몰랐었다.
두 노친네가 그토록 찾고있던것이 커플링이였다는걸.....

또 그렇게 한참을 끼워보고....서로한테 의견을 물어버고...비교해보더니...
무척이나 흡족해하며 두개의 반지를 샀다.
그리고 나에게 한마디 하고 사라졌다.
'We will get merry!'

작년말 호주에서는 동성애결혼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두고 국민투표를 붙인결과 압도적이진 않지만 여튼 동성혼을 찬성한다는걸로 결론이 난 이래..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우리 가게에서도 그즈음해서 유난히 많은 동성커플들이 찾아와 반지를 사갔었는데..
어제는 그들중 최고령이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동성애와 동성혼을 찬성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여전히...자신있게 대답할수는 없다.
하지만...잠정적으로 장기적으로 '가족'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서 생각한다면
응당 '찬성'을 해야하지않을까싶다.

몇해전 친한친구아버지가 돌아가시고나자, 그전까지 생각조차 해본적이없던 친구의 가족명부에...
수십년간 엄마라고 불리었던 친구와 친구의 엄마사이가... 아버지의 사망처리로인해 하루아침에 '동거인'으로 둘의 관계가 적어도 국가가 정한 서류상에서는 그렇게 명기가 되버렸던거다.

법적인 관계가 뭐가 그리 중요하겠냐마는..당장 친구엄마가 사정상 일처리를 못할시...은행업무며 관공서의 서류한장조차도 쉽게 접근할수없다는 명백한 사실앞에 다시한번 새엄마가 갖는 위치를 친딸이 아니라는 자신의 처지를 절감했노라며 넋두리처럼 쏟아낸후로...

동성혼을 그토록 동성애자들이 바란 이유를 차츰 이해하기시작했다.

그들이 바란것은 사랑으로써만이 이루어진것이 아닌, 말 그대로 법적으로도 완벽히 보장되는  진정한 '가족'을 원했기에...끊임없이 목소리를 낸것이 아닐까하는...


그래서 어제 만난 두 노친네의 동성으로서의 '결혼'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들 사연이야 어떻든간에....
안쓰럽고...짠하고..뭉클하고...

그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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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

2018. 1. 20. 18:25 : 短想

약속이 깨져버리고나자....
일을 마치고 단골이였던 일터근처의 단골집으로 월남국수나 먹으러..
해가바뀌었다고..
소자는 14불
대자는 15불....

늘 먹던거 식상해서 해물국수를 시켜봤으나.....

돈은 돈대로 나가고....
입맛은 입맛대로 버리고..

다시는 발걸음을 하지않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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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

다이욧트?

2018. 1. 18. 08:33 : 短想

중1 겨울방학이 끝나고 개학후 한참이나 지난 어느날..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선생님한분이...

'너 다이어트좀 해야겠다!'
막바로 맞받아친 나의 답변은....
'시간이 없어서요'
'다이어트하는데 무슨 시간이 필요해?!'


선생님이 의미한 다이어트는 소위 '굶으라'는 거였고..
내가 받아들인 의미는 '운동'이였을꺼다.

본격적으로...성공적으로....꾸준히...
내삶에서 '다이어트'를 얼마나 해봤을까마는....

여전히 나에게는 중학교때들었던 그 다이어트도 버겁고...꾸준한 운동또한 힘들다..

의.지.박.약

저 탓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어제부터 3일간을 목표로....다이어트를 돌입해봤다.

아침 오이.
점심 고구마1, 삶은달걀1.
저녁 삶는 달걀1

아침에 체중계의 숫자는 2kg이나 이틀전보다 빠져있었드랬다.

분명 살이 2kg이 빠졌을리없고..
내 위는 늘 2kg이상을 쟁여놓고있었다는 생각에....
참.....겸연쩍해져버렸다.

그나저나....
내일까지 어케 버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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