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비겁자의 변

2019. 1. 24. 14:07 : 短想
엊그제 문자하나를 받았다.
방하나 렌트를 해야하는데 도와줄수없냐고...
그리고 몇분후 다시금..
일자리를 구하려는데 좀 도와달라고..

당장은 이 둘을 일거에 해결해줄수도 있을것이다.
내가 큰 맘만 먹는다면...

그러자니  무의식중에 두둘겨본 나의 계산기는 ..
'신중'
이라는 결과물이 도출되었다.

선의로 성의껏 도와줬다가 '관계단절'을 여러번 겪은터라....

당장 남편으로의 도피처로 며칠간은 기꺼이 내 방 하나를 내줄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은 곤란하다고...대신 내가 함께 방을 구하는데까지 성심을 다해 도와주겠다고하고...
그 다음날부터 한인커뮤니티사이트에서 그친구가 할만한 일들을 골라서 영어로 번역후 문자를 날려주었다.

돌이켜보면 어릴적엔 치기어린마음에 오지같은데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삶을 사는게 얼마나 근사할까~ 하고...그런삶을 막연하게 꿈꾸기도 했던적이 있다.

그러나 작금에 이르러선...
그때의 나를 비웃는다.

나는 베풀기엔 턱없이 작고작은 아량을 지니고있다.
구차한 비굴한 인격을갖고있다.

그친구가 방글라데시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였다하더라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테지만
글쎄....
낯선것에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한몫했으리라...

이런 내가 무슨...

딴엔 그친구는 나를 믿고 SOS를 쳤을낀데......

비겁한 내가 굳이 변을 하자면...
나는 겁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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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