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상에서 너를 단칼에 한번에 끊어내지못한건...
썰물이 빠져나갈때... 무작정 후퇴하는것이 아닌...
자잘하게 밀쳤다 달아나다를 거듭하다가 빠져나가 종내는 바닥을 드러내는 민낯의 시커먼 갯벌처럼..
나는 우리의 관계를 그렇게 상상했나비다.
너가 뚝 하고 한번에 끊어버란것에..
몹시 서운해하며...
속상해하는 이런 염병을 떨었던건...
내 미련이였다.
결과적으로 서로가 '관계끊기'를 시도한것뿐인데...
서서히 느리게 그사이 온갖 감정들을 하나하나 곱씹고 되뇌이며 미련과 궁상 및 가식을 떨어대는 나와는 달리
너는 그렇게 툭....
한번에 가위로 잘라버리고...
뒤도안돌아보고 그렇게 내 흔적을 지워버렸다.
그게 서로의 이별방식이였다.
내가 그리고 너가 틀린게 아니라
다른거였다.
피해자인척 코스프레를 했지만
따지고 보면 나는 가해자였다.
관계회복인척 위선을 떨며...
결국 ..
그렇게 드러낼 뻘처럼...
썰물일꺼면서...
괜히 밀물처럼 네 마음으로 밀고들어갔다가..
회복된것이리라 믿던 네 마음에 날카로운 손톱자국을 남겨놓기만했던...
미안하다.
이 미안함은....
단언컨데...
내가 너한테 받은 한갓 서운함보다 크다.
그리고...
부끄럽다.
이 부끄러움은 너에대한 미안함보다 더 묵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