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권리와 배려

2020. 8. 10. 03:42 : 카테고리 없음

한국도 물폭탄에 난리통이라더니..
근절되지않는 코로나로 시국이 어수선한 시드니에도 며칠째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아침엔 해가 반짝 하고 나오는가싶었으나....
오후되서 다시 흩뿌려지는 물세례...
급기야 퇴근무렵이되자...뿌려지는게 아니라 주룩주룩...아니..쏴~~~~~하고 바람까지 더해져 아주 발광을 하고있었다.

당연히 우산을 챙기지않아서...돈주고 하나 사야하나....고민하다 시야에 들어오 우비..
초딩때나 입어보고 처음 입어보는...우비라 썼지만 실상은 그냥 얇은비닐 거적대기를 몸에 걸치고 퇴근...

동네에 오자 아주 비바람이 난동수준으로 종잡을수없을만큼 요동을 치고있었다.
어둑해진사위에....기온까지 뚝~

트레인에서 내리자마자 혹시니 하고 버스시간을 체크해보았다. 11분후....있단다...
걸어서 10분인데....걍....걸어가?
그러자니..100% 감기걸릴꺼같고....고민을 하며 계단을 내려가고있는데...

주말엔 한시간에 한대만있는 그 귀한 버스가 딱~ 내 앞으로 정차를 하고있었다. 10분이나 빨리!!!
후다닥 정류장까지 잰걸음과 뜀박질 그 중간쯤의 속도로 버스앞문으로 달려가니...

운전기사가 버스정차후 불을 딱 끄고....맨 뒷좌석으로 가서 다리를 꼬며 10분의 귀한 시간을 말 그대로 'breaktime'을 즐기는것이 아닌가...

아직 차 출발하려면 10분이나 남았으니....분명...그 아저씨는.....잘못한것이 없었다.
비바람이 몰어치던말던....기온이 뚝떨어져서 오들오들 사람들이 떨고있던말던....알바아니였다.
그 버스운전기사의 업무는 제시간에 운행만 하면 되는거였으므로....

분명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히....여유를 만끽해가면서...충분히 즐기는중이였고....
아직 버스출발시간이 10분이나 남았기에....
승객들은 딱히 항의조차 못하고있었다.

아무리 처마밑에서 비를 피하고있다지만 바람때문에 온몸이 다 젖어가면서 덜덜떨면서 문이 열릴때까지 그저 한곳만 응시만 할뿐..

다 그런건아니였다.

딴 기사들는...
도착하자마자 10분이나 남았음에도 승객들이 편의를 생각해 미리 안에서 앉아있으라며 문을 냉큼 열어주곤했기에....

이 궂은 날씨에..
하필이면 FM스타일의 기사양반이 모는 버스를 타게된 내 운인것이다.
남을 위한 배려보다는 개인의 신념이 더 쎈! 그런사람이 운행하는 버스를 굳이 타야했던...
어제의 퇴근무렵의 날씨를 탓하며...

내릴때...
'thank you!'
이 한마디를 내뱉지않은건 내 소심한 복수였다.

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