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수오지심

2020. 7. 10. 11:52 : 카테고리 없음

어젯밤 유투브로 '주진우 라이브'를 보고있는데...
그 옆 채팅창에 자꾸만 '박원순~' 어쩌고가 뜨길래..
검색을 해보았다.
실종신고. 수색. 미투. 전비서의 고소. 이런 단어들이 막 나열된채....
아직 소재및 신원을 파악도 못했는데 '사망'이라는 단어를 재빠르게 세상밖으로 꺼내놓은 신문사들...

그리고 오늘 새벽4시 반쯤 눈을 뜨자마자 습관처럼 폰을 켜고 확인을 해보곤....
한숨을 크게 쉬었다.

어제 울아버지가 오토바이타시다 넘어져 다리가 골절되어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보다도 ...
어젯밤부터 오늘 이시간까지 내 머릿속을 심란케한 사건은 단연 바로 '박원순 시장의 비보'였다.

박원순의 사건을 보면서 누군가는 이렇게 탄식을 했다.

' 또 미투야?'
'그놈의 미투가 사람 여럿잡네!'

이걸 바라보는 내 입장은.....
글쎄....

박원순 시장을 두둔하거나 질책하려는게 아니다.

그마만큼 얼마나 우리사회에 성의식이...성인지감수성이 바닥인지...다시금 뼈저리 느낀다.

어느정치인이던가...연예인이던가...문인이였던가?
그런 기억이 없다고...전혀 생각이 안난다고....
절대 그럴일없다고...그랬다.

언젠가 친구랑 새해첫날 일출을 보자고....
아차산으로 일출보러가자고해서 송년회겸 마지막날밤을 보내고 새벽등산겸 일출보기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아차산과 가까운 친구집에서 잠을 잔적이 있었다. 그러나 5시 알람에도 전혀 미동조차아니한 그녀를보고....같이 나도 잤는데.....어찌어찌해서 결국 그녀가 눈을 뜬건...아침7시가 아닌 저녁7시였다. 그리고 한참지나서 추억담꺼내다 그얘기를 하니...
"내가? 그래? 언제? 진짜? 설마~~!"
절친이였지만....그친구집에서 잠을 잔게 처음이였고... 그렇게 늦게까지 허리가 아프도록 자본적이 없던 나에겐 그 기억이 선명한데...
친구한테 하루종일 잠을 퍼질러자는건 일상이였기에....그 일상의 하나였기에....특별하지도...기억저장소에 저장하지도 않았던...

성추행이 ...성폭행이..
아주 일상 다반사였고...죄의식없이....'농담'이라는 말로 성희롱은 대체되고...
그게 숨을 쉬듯...아주 자연스러웠던 대다수의 사람들한테는...누군가의 상처가...아픔이...유난을 떠는거고 생채기를 내는거고...긁어부스럼일듯하다.

한국사회가 그랬다.
성의식이....성인지감수성이 완전 바닥인채로...

인권운동가로 활약하던...
누구나 존경해마지않던 박원순도 어쩌면...
아무런 죄의식을 못느끼고..하나의 유희쯤으로 치부했던건 아니였을까싶다.

만약 자살의 원인이 그 고소때문이였다라고 가정을 해본다면..

뒤늦게 찾아온...자각이였을꺼고....수치심때문에..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건 아닐까싶다.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얼굴을 빳빳이 들고 살아가는 몇몇의 정치인들...
N번방의 주동자들...
어떻게든 감옥에서 그리고 미국송환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려고 성영상물판매한돈으로 변호사 사서 버젓이 한국사회로 나온 손정우..
또 그런 판결을 이끌어낸 판사....!

성에 있어서만큼은 절대적으로 관대한 대한민국사회에... 제발....
제발...
수오지심란게 박히길바래본다.

좋은 시장이였고...정치인이였으며..소탈했던..
구수했던 박원순시장의 음성이 귓가에 맴돈다...

부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