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엄마

2022. 9. 16. 13:05 : 短想

오전에 엄마폰으로 연달아 서너번을 전화했는데 받질아니해서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샤인메스켓을 주문후  
맛이 어땠는지 여쭤보려고 전화를 했었던건데...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않길래 뭔일있나싶어 불안함맘에 ...
아버지왈~
아침에 쉬이 일어나질못하고...
식사를 못해서 억지로 물말아서 몇술떠먹이고왔는데.....아무래도 빨리 가봐야겠다고 하시면서....밭에나와서 오전부터 일하시던 아빠는....고추 좀 다 널어놓고 엄마때문에 빨리 가보신다는...그래서 나도 얼렁 서두르라고 재촉후,

다시금 엄마한테 전화를....
받으셨다....
마루가 더러워 청소중이셨다며....

일단...
휴~~~

그리곤...
나한테 주저리주저리..
당신의 삶을...원통하고 참담했던 삶을 펼쳐놓으셨다.
당신 드시라고 딸래미가 사보낸 포도를 엄마보다 더 열심히 먹어대는 아빠가 그렇게나 밉더란다.
거기서부터 시작이였다.
딸만 내리 낳았다고 그렇게나 구박하던 아버지가..
이제와 효도하는 자식들은 아버지가 그렇게나  원하던 아들들이 아니라 딸들이기에....
그 서러움을 받던 그때가 막 반추되면서...
나한테 흉을 보시기시작했다.
포도에서 시작된 아빠에 대한 원망이....
켜켜이 묵혀놨던 당신의 고된 삶의여정 구석구석을 들춰 꺼내드셨다.

한번도....
단 한번도 ...
나는 이태껏 살아오면서 울엄마입으로 아빠에대한 욕을 원망을 미움이 섞인 ...그 어떤 부정적인 말을 평을 엄마로부터 들어본적이 없다.
나뿐만아니라 우리 자식 그 모두는 엄마로부터 똑같이 그랬다.

그러나 죽음이 이제 가까워져버린...
삶의 마지막 언덕위에 올라보니...
꽁꽁싸맸던 응어리들이 버거웠던겐지...
얼마전부터 아빠에대한 흉을보기시작하신다.

다음세상에서는 여자로 태어나고싶지않다했다.
그래서 다음세상에 남자로 꼭 태어나시라했다.

다음세상에 남자로 태어나 맘대로 돈을 써보고싶다고했다.
다음세상에 돈많은 멋진 남자로 태어나 세상을 호령하시라했다.

한이 없는 사람이 그 어디있겠는가...
그 한의 무게가...부피가.....어찌 감히 짐작할수있겠는가...

그래도 내가 할수있는 최선은 많이 들어드리고 편들어드리고...맛난거 많이 사드리고... 맞장구쳐주는것.

이런 엄마는....
이러한 자식을 여럿 낳았으니.... 끝내는 복을 거머쥔것이리라....

빨리 엄마랑 맛난거 사먹으러 가야겠다.
빨리 엄마 손을 잡아드려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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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