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졸업식

2022. 1. 13. 20:02 : 回想

딸래미가 졸업식을 한다는데....
그 딸이 퍽 공부도 잘해서 대표로 상도 받는다는데...
그 누구보다 잘난 딸래미라는데....
그 졸업식에 가져갈 꽃다발을 그럴싸한 꽃다발을 살 돈은없고...그러자니 기는 죽이고싶지않고....

그래서 가난한 어미는...
동네 곳곳을 누비다가 누군가 졸업식에 쓰고 방구석에 걸어둔 화관을 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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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친구가 단톡방에 아들래미 졸업사진한장을 띡~ 하고 올려주었다.
모든 수시전형에 다 붙어서 의기양양한.....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자랑스런 듬직한 큰 아들래미가 고교졸업식을 하는데....일하느라 (눈치보여서)차마 반차도 못내고 참석을 못하고 사진으로도 채워지지않았을 아쉬운 통한을 하소연하소연 이럼서 쭉~~ 나열했었는데.....

어떤 사진을 꺼내볼까...하다가...
눈에띈....

아프고...아쉽고...미안하고...미련이 사진한장으로 감정이 요동쳤다.

나에게 졸업식은.....
아니 졸업사진을 제대로 찍어본건 초등학교졸업때랑 대학졸업때뿐이였던듯하다.

내가 초등학교졸업사진을 찍었었는지....심지어 그 사진을 갖고있었는지 조차 몰랐다.

어쩌면 내가 사진에 집착하는 이유도..
잊혀지지않기위해...순간순간의 의미를 잊지않고 담아두기위해서일지도...
어릴적 사진이......가난한 집 딸래미로 자란 내겐 없기에.....

그때는 ....
남들처럼 싱그런 꽃다발을 가져오지도못하고...
다 시들어빠진...그 누구도 걸지않은 저 꽃매달을 가져온 초라한 엄마가 너무 부끄러웠다.
그래서그랬을꺼다..
굳이 나는 저 꽃매달을 내 목에 오래두고싶지않아 동생한테 토스해버렸다.

도대체 내가 뭔짓을 했던걸까....

단 한번도 한순간이라도....
그때의 엄마를...이해해본적도 이해하려시도조차도 안해봤다.

갑자기 글쓰다가...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때의 가난한 엄마가...
마음조렸을 엄마가...
그럼에도불구하고 누추하게 보이고싶지않아 뭔가라도 해보려고 노력했을 엄마가....
갑자기 그 마음이..
확 맞닿아져서..
눈시울이 아니 눈물바람이 ...
제기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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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