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짝궁선택

2010. 8. 5. 23:09 : 短想

5학년때였던가?

어느날 선생님이...여학생들은 책가방챙겨서 뒤로 나가라셨다.

짝궁배정을 하기위함이였던거다.

4분단에 일렬로 남학생들이 한줄씩 앉게한다음..

여학생들한테 그러신다.

"자! 앉고싶은데 가서 앉아라!"

쭈뼛쭈뼛...그 어느하나 나서질아니한 상황..
그러자 담임선생은...버럭 화를 내며...빨리앉으라고 재차 소릴지르시는..
하야...하나둘씩 책가방을 질질 끌고 친구들은 자리를 꿰차고있었다.

그리고...

나는...

결국...

마지막까지...이러지도 못하고...저러지도 못하고 ...
멀뚱허니...맨마지막까지서있다가..
마지막 한자리..
그 어느 누구도 꺼려하는..
그자리에..
어쩔수없이...
앉게되었다.

어느학교나 있게마련인...
학교에서 '바보' '못난이'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그런아이한테...

내가 수줍음이 많은 아이도 아니였고..
내가 공부(당시엔 그게 사람됨의 기준이였다!!!)를 못하는 아이도 아니였고..
내가..못생기게 생긴아이도 아니였고...
내가 인기없는 아이도 아니였는데...

그런데...
결국....
나는...

심지어 남학생들마저도 앉기 꺼려하는...
그아이의 짝궁이 되고야말았던거다.


가끔씩 나는 ..
꿈속에서 ...
생생하게 이 장면을 만나곤한다...
제각기 갈길찾아간 ...
그래서 더이상 내가 낄자리가 없는...
겨우 하나 있는 자리는..
그 누구도 싫어라하는...
어쩔수없는..불가피한....

나의 이 우유부단함...
주저주저함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
나에게는 퍽이나 날카로운 비수로 느껴진다.



그때의 나는..
눈치를 본것이였을까?


그렇다면...
여전히 나는...
눈치를 보고있는것인가?

수동적인삶....
강요된삶에...
익숙해져버려서..
능동적인 삶앞에서....
초라해져버리는.....

그런건가???


아...참.....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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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