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20대막바지즈음...
친한친구랑 새해맞이를 제대로 해보자며..
이마트에서 송년회할 음식꺼리를 바리바리 사다가 먹고마시고~
새벽5시에 일어나서 아차산에 올라가 일출맞이하자며 굳게 다짐을 하고 잠을 잤었는데....

그녀와 그녀 식구 누구하나 일어날 인기척도 없어 혼자 설레발치기가 뭐해서 혼자서 꼼지락 꼼지락하다가 일어난 시간이....5pm

이미 새해는 고사하고 별빛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하늘을 보면서 친구집을 나섰던 기억!

언젠가 그 얘기를 친구한테 추억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꺼내놨다가
"그래? 그랬던적이 있었어?"
라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

휴일이면 매번 하루 진종일 잠을 자는게 일상이였던 친구에게 그날도 그 평밤한 하루였던지라 그닥 특별하지도...추억이라는 기억의 파편으로조차 저장치않아버린...
도리어 내 기억이 혹여 잘못되었던것이였을까? 라고 나에게 자문해볼정도로 그녀의 당당한 반문에 말문이 막혀버린적이 있었다.

내가 바라보는 'me too '운동이 ...
딱 그랬다.

기억엔 없지만....피해를 주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 !

그네들에게있어 성추행이...성폭행이 얼마나 일상화되어있었으면..
잊혀졌을까....기억조차도없고...양심에 한조각 거리낌이 없었을까...하는...

내겐 너무 강렬했던 하루의 기억이 내친구한테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그런 하루였듯말이다.

그게 무섭다는거다!!!!!
적어도 피해자들은 평생을 ' 추억'이라는 이름의 기억저장소에 저장해둔것이 아닌 공포며 자괴감이며 자존감을 온몸과 마음으로 씻을수없는 주홍글씨처럼 아니 큰 짐덩이마냥 짊어지고 하루하루를 버틴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때까지 석달의 시간이 있어서 잠깐동안 자동차 공업사에 경리로 일을 한적이 있었다.
저녁시간에 듣고싶은 논어강좌가 있었는데 꼭 시간이 맞아떨어져서 굳이 학력을 고졸로 하고 들어간 일터에서...
두달여가 한참지난 어느날엔가...
사무실에서 서류정리를 하고있는데 사장이 나를 포옹과 동시에 키스를 시도하려했다. 
너무 놀라 왜그러시냐면서 확~ 밀치고 그날로 한달치 월급을 못받고 그냥 관둔적이 있었는데...
더 가관은 나의 전임자였던 경리직원의 반응이였다.
"사장님이 그럴사람이 절대 아닌데! 난 8년을 근무하면서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어!"
그랬다.
내가 안 겪었음 그만이였단거다.
나한테 그런적없었으니 나는 한번도 그런순간을 맞닥드린적이 없었으니..
니가 잘못이고...음해이며...니가 꼬리친거며...니잘못이야~ 이런투로 몰아가는 ....

그때의 나도 그랬다.
그냥 내가 참았다. 돈 안받음 되지뭐! 
더 큰 화를 안당했으니 그만하길 천만다행이야! 이런.....

Me too 운동을 보면서 
가해자들의 '무개념'과 주변인의 '무관심'에
우리가 더 분노해야하는건 아닐까하는...

제발 이 me too 운동이 단기간에 끝나지않기를...
'권력'이라는 막강한 힘과 결부되서 자행되는 각종 성추행과 성폭행이 하루아침에 근절될꺼라는 생각은 안한다.
다만....
제도적인 측면에선 입법자들의 의지만있다면야 빨리 시행될수있는건 아닐까?
학교에서. 직장에서 . 가정에서.
'No'라고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수있게끔....
약자들은 법으로 충분히 보호받고...
가해자들이 엄벌도 엄벌이지만 수치심을 강하게 느낄수있게...

정의가 제대로 돌아가는 그런 사회가...세상이 되었음 하는 바람을 진심으로 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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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