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테러

2019. 8. 8. 19:55 : 短想
그림을 그리고 장을봐서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터벅터벅 집으로 와보니
대문앞... 신발터는 발판에 잔가지들이
가지런히 발판전체를 덮고있었다.
옆집문앞에도...
아랫집문앞에도 발판이 버젓이 다 놓여있건만...
나뭇가지들은....콕집어 딱 우리집에 ...
딱 우리집에....그것도 딱! 발판 위에...

뭔일인가싶어 그 가지들을 손으로 다 주워서 집안에 들어와 휴지통에 넣어버렸다.
혹여 불씨라도 떨어지는 날엔 바로 발판과 마른 잔가지가 더해져 문까지.태울수도있으므로....

나름 내내 찝찝해하며 하루를 그렇게 보냈는데...
그 다음날...

무슨 데자뷰마냥....
정말....똑같이.... 또....

이번엔 다시금 그 잔가지들을 모두끄려 밖에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놓고 올라오는데....

헐.....

떡~ 허니...
범인과 맞닥뜨리고야말았다!

녀석은 막 또 잔가지를 가지고 우리집앞으로 돌진하려던 찰라였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었다.

두번이나 휴지통에 버린걸 녀석에게 들켰다는 죄책감...
아! 그래서 맞은편 창문에 몇주전서부터 까만 합판이 느닷없이 세워져있는 이유...
왜 하필 그게 또 우리집이야!
나도 합판으로 창문을 가려야하나?
뭐 이런 등등의....

비둘기가...
집을 지으려...
열려진 창을 통해 유닛으로 날아온거였다!

그 테러의 주인공이...
바로 비.둘.기......

투명한 창문때문에 부딪힐까봐 맞은편 집은 창문앞에 새가 날아들지못하도록 까만 합판을 세운거였다.

아!

녀석의 이틀간의 노력을 아니 살고자하는 나름의 고군분투를
나는 순식간에 무너뜨린 ..
말 그대로 무자비한 인간이 되버렸던거다! 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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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