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랄의 일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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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4 깜둥이 소년 - 리처드 라이트 -
1920년대 미국남부에서 태어난 흑인소년의 자서전적인 소설..

거의 대부분 글을 읽고 후기를 작성할때는..
책의 겉표지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절대 외우지못하는 저자와 각 장의 소제목들을 다시금 들춰서 나름 되새김질하다가 글을 쓰는데..
다운받아서 ..엠피3에서 눈알이 쏙 빠져라 읽는 수고를 하는지라..
일목요연하게 볼수있는것도 아니고...하야...
순전...기억과...남아있는 잔여 감정을 의지해가면서 글을 쓰고자하려니 좀 힘들긴하다.
글을 다 읽고..몇가지로 나눠가면서 글을 써야지했는데..
벌써 하루가 지나서 쓰려니..
내 늙어가는 몸뚱아리만큼이나 매가리없이 퍼져버리는 기억력이..
참...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1. 폭력
앞전에 읽은 '히드라'와 자세하진않았지만 '넬슨만델라'의 책에서 흑인노예의 삶에 대한 간접적인 고찰을 해봤지만...단 한번도 생각을 연장해보지않았던 '폭력'에 대해 곱씹어보게되었다.
저자이름을 그대로(당연하겠다..자서전이나 다름없으니) 주인공 리처드는....아니 그당시(1910년대)를 살았던 깜둥이(책에 나온 그대로 적어보겠다)들에게 폭력은 일상이였다.
가령, 주인공 리차드가 5살무렵에서부터 성인이 되기전까지...부모를 비롯해 친인척까지 어린아이의 잘못(그네들이 생각하기에 옳지않는 행위를 할시)을 교정시엔 말보다 우선 매를 들었다.
그것도 손지검에서부터 채찍에 이르기까지(10세미만의 아이에게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하는 그 집안의 소소한 폭력에서부터 크게는 목숨까지 앗아가게끔 하는 정도가 상당한 그것이...자칫 깜둥이들의 특성 (우리는 흔히 본성이라고 착각마저하는)..원래 그들의 고유성이겠거니 하는 믿음까지 심어주게될(충분히 그러했다)여지가 다분했다.
그러다..
그것은 깜둥이들의 고유문화가 아닌...백인들이 빚어낸...문화에 오랫동안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버려서 이제는 아무 의식조차하지못하고 행해온대로 관습처럼 그대로 집안에서조차 폭력을 행사한것이였음을..
그것이 얼마나 강렬한 유전자보다도 더한 뿌리깊은 문화로 조성되었는지를...참담했다.

주인공 깜둥이 리처드가 고향을 뛰쳐나와 북부로 가기전에 몇년간 기거했던 도시(이름까먹음)에서 안경원의 점원으로 일했을때...그들의 사장및 동료들이 교묘하게 그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또다른 깜둥이를 서로 이간질해서 결국은 싸움(그들백인은 두 깜둥이들의 목숨을 갖고 내기를 걸고있었다. 그들에게는 일종의 유희였던것이다!)을 붙이게 했고, 뻔한 그들의 수법을 둘다 알면서도 어쩔수없이 그 백인사회에서 살아남기위해  복싱을 하는 장면에서...나는 지난날 내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시절의 일화가 떠올라서 사지가 바르르 떨려서 나도모르게 분노를 하고야 말았다.

초등학교 2학년때의 일이다. 어느날 수업시간에, 앞에 앉은 남자아이가 자꾸 나한테 장난을 치길래 같이 맞장구 쳐주다가  엄한 담임선생님한테 걸리고야 말았다.
둘다 앞으로 나오라는 엄명에 죄인처럼 끌려나갔고....선생님은 우리 둘한테 엄청난 주문을 했다.
'서로 뺨을 때리기'가 그것이였다. 아마 2-3분은 서로 머뭇거렸을것이다.
더 불같은 선생님의 성화에 남자아이가 내 뺨을 먼저 때렸다. 처음에 아주 살짝 건드리는 정도?
다음은 내 차례였다. 가만히 고개를 숙인 나한테  엄청 큰소리로 다그치는 선생님의 무서운 불호령..
나도 때렸다. 살짝..
더 ! 더 ! 더 ! 더 세게!! 를 외치는 선생님 앞에서..
우리는 서로 뺨을 때리다가 점점점 더 서로가 서로를 더 격렬하게 때리게되었고..
그만~ 이라는 소리가 날때는...빨개져서 화끈거리는 내 왼쪽 뺨보다 상해버린..아니 겉잡을 수없이 뭉개져버린 내 자존심에 열꽃이 피어올라 한동안 정신이 멍해져버린...
잊었던 그 수십년의 기억이 ..
아팠던 그 과거가..떠오르게 했던 ...

언젠가 책에서 일본제국주의가 우리민족을 다루는 과정에서 바로 저 "뺨때리기"가 있었다는걸 본적이 있었드랬는데...어린날의 내 선생이 일제의 잔재..즉 폭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그 어린..9살짜리 제자들한테 써먹었다는것을 생각할때...그선생이..살아온 삶과...내 민족의 역사에...연민을 느꼈드랬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제국주의가 한개인과 가정에게 아니 더나아가 민족전체에게 얼마나 씻을수없는 과오를 남겼는가 뼈저리게 절감하게되었다.


2. 교육
이러한 악습이...여전히 잔존하는것은..
바로 깨우침이 없는것일거다.
어떤 철딱서니없는것들이 간혹 물었다.
"왜 공부해야하나요?"
한개인의 무지로 인해 타인의 삶을 망쳐지는꼴을 보고싶은가?...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내 목소리조차 내고못하고 세상을 하직하고싶은가?
꿈이 있는가. 그 꿈을 실현하고픈가.
때문에 공부해야하는것이아닌가 한다....
교육시스템과 그안의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내 소중한 미래를 포기해버린다면...
나는 나의 삶에서 최초이자 최대의 실패를 경험하는것일것이다.
이것이 바로 깜둥이 리처드의 생각이며 나는 100% 동감한다.


3. 종교
아주 엄청난 비약이긴하지만..
"목적 전도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종교적 압박으로 인해 수많은 청교도들이 이주하여 정착한 나라이며 ...
여전히 종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타 구대륙(유럽인)의 이주민들이 세력을 뻗쳐 형성한 나라이다보니
깜둥이들에게 교회는 불법이 아닌 이해가능한 범위내의 허용된 모임이였을것이다.
의지할곳없는 그들깜둥이들에게 ...주인(백인)에게 혹사당할대로 당해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 안식처로 여겨졌을 그 교회라는 곳이...
영혼을 맑게 해줌이 아닌....정신의 압박을 가중했으며 ...
이 역시 또다른 폭력이였음을 ...


일상 곳곳에 스며든 그런 폭력이 이 글에서는 너무나 자주 등장을 하고있다.
이 폭력을 폭력으로 인식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폭력을 근절까지는 아니여도 회피하고자 하는 주인공 리처드가 그네들한테는 이방인으로 ..
아니, 이방인보다 무서운 사탄으로 보여졌다는건 절대 과장같지가 않았다.
2010년을 살아가는 나도 ...
그때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사람들을 여전히 알고있고..나조차도 여러번 경험을 했었으니까..


언젠가 식구들과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하다 그런얘길 나눈적이 있다.
"행복이란 앎이다"라는거..
그때 우리 자매들은...무지몽매에서 깨우쳐지는 삶...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니겠는가...라고 매듭을 지었드랬는데..
책을 읽고...좀더 더 반성을 해봤다.
앎은 단지 그림에 지나지않다라는것..
실천...즉 앎을 실천으로 옮기는..행동하는 그 자체가 수반이되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수있다는것!
이것이다.

Posted by 하랄